군산에 내려온 후로 아주 '규칙적인' 생활에 가까워지고 있다.
내 일은 대부분 컴퓨터로 하는 일들이라 고향에서도 일을 짊어지고 와서 하는 중인데,
밤새 일을 해서 아무리 늦게 자더라도 6시가 되면 식구들이 움직이니
잠귀 밝은 나도 같이 움직일 수 밖에 없다.
해서 아침밥은 규칙적인 생활의 셋트메뉴처럼 따라왔다.
어제도 그렇게 불만섞인 눈꼽을 덜떼고 아침상에 앉아 있는데 엄마가 말씀하신다.
" 나는 우리딸이랑 이렇게 오랫동안 같이 지낼일이 다시는 없을 줄 알았는데
어찌 되었거나 좋다. 7년이면 이제 완전히 서울사람이지.
지금처럼 바쁘게 일하고 서울남자 만나 시집가고 그러면 엄마랑 이렇게 지낼일이 없을줄 알았어."
미안하라고 한 말씀이 아니고 또 어쩔 수 없는 일이라 해도
죄송스러운 마음이 들어서 헛기침을 두어번 하고서 생각해보니 참말이다.
서울로 떠나 혼자 산지 7년이고 고3때 입시준비로 바빠서 식구들 얼굴을 못 보고 지낸 것을 생각하면
엄마와 곰살맞게 웃고 물건을 사고 티격태격 했던 것이 언제인지 생각도 잘 나지 않는다.
그 사이 나는 이제 더 이상 키가 자라지 않게 되었고
한술 더 떠서 작년부터는 생일선물로 주름방지용 아이크림같은 것을 받고 있으며
엄마 말씀에 의하면 시집 갈 날이 얼마 남지 않았다.
해서 곰곰이 생각해보니 이렇게 내려와 있는 시간이 어찌나 고마워지는지,
저녁에는 내 손으로 미안하고 고맙고 사랑하는 모든 마음을 담아 따끈한 덮밥 한 그릇을 만들어냈다.
싱싱하고 맛있는 해물을 듬뿍 넣고 사랑은 더 듬뿍 넣은 해물덮밥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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밥의 힘, 해물덮밥 (3인분)
재료 깐새우 크게 1줌, 오징어 1마리, 모시조개 1봉, 청주 1큰술, 레몬즙 1작은술,
양배추 한 줌, 느타리버섯 한 줌, 당근 1/8개, 양파 1/2개, 대파 1/2대, 청양고추 1개, 홍고추 1개,
멸치다시마육수 3컵(600ml), 다진마늘 1큰술, 굴소스 3큰술, 간장, 참기름 0.5큰술, 흑임자깨 약간씩
녹말물 물 2큰술, 녹말가루 1큰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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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오징어를 씻을 때는 굵은 소금을 사용하시고
칼집은 몸통의 안쪽에 넣는 편이 예쁘게 말려요.
+ 해물은 오래 익히면 알이 작아지고 질겨진다는 것 유의하세요^^
+ 굴소스와 간장의 비율 취향에 따라 조정하세요.
해물은 깨끗이 다루어 물기를 빼고 새우와 오징어에는 레몬즙을 뿌려둔다.
멸치다시마 육수를 끓여 청주를 넣고 모시조개 -> 오징어-> 새우 순으로 데쳐낸다.
이 때 데치고 난 육수는 따로 둔다.
녹말물을 준비하고 채소는 취향껏 썰어 준비한다. 느타리버섯은 결대로 쭉쭉 찢는다.
오목한 팬이 기름을 두르고 마늘을 넣어 향을 낸 다음 단단한 채소->무른 채소 순으로 볶는다.
굴소스를 넣어 살짝 볶다가 해물을 데쳤던 멸치다시마육수를 넣고 끓이다가 간장으로 나머지 간을 한다.
데친 해물을 넣어 해물이 데워지도록 살짝 끓이다가 녹말물을 넣고 재료가 잘 엉기도록 만든다.
참기름을 넣어 마무리 하고 뜨거운 밥에 얹어 낸다.
달큰하고 자극적이지 않은 양념맛에 탱글탱글한 해물이 듬뿍 들어간 덮밥...
이 부드럽고 따끈한 덮밥 한 그릇에 마음까지 듬뿍 담아 먹으니 몸도 마음도 배가 부르다.
이것이 바로 밥의 힘.이 아닐까 생각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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