꼬마들을 몇 시간 봐줘야 하는 상황이 생겼다.
나는 아이를 키워본 적도 없고 그렇다고 조카가 있거나 어린 친척동생이 있지도 않다.
집에는 각종 화구와 책, dvd만 널려있지 장난감으로 쓸 만한 것들은 아무것도 없다.
해서 아이들과 무얼 하고 놀아야 할지 막막해 하는데
벌써 초인종이 울리고 어린 남자아이 넷이 들어서서 아이들의 귀여운 얼굴을 대면하고도
뭘 하고 놀아줘야 할지 감이 안 왔다.
그 사이 아이들은 신발을 엉망진창으로 벗어 놓고는 방방 뛰고 난리다.
순식간에 작업방에 들어가 그림과 화구를 만지기 시작하는 아이들-
오, 기린씨의 머리는 금방이라도 머리카락이 다 뽑혀버릴 듯이 아파왔다.
대책마련을 하느라 핑글핑글 꾀를 쓰다가 아이들에게 제안을 하나 했다.
신발을 가지런히 정리하고 얌전히 놀면 이모가 상으로 피자를 만들어 주겠다고.
약발이 좀 먹혔는지 후다닥 신발을 가지런히 정리하고서
내가 보던 동화책들을 들고 앉아 있던 네명의 꼬마들,
조용한 틈을 나서 바게트를 이용해 가지피자를 만들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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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지런한 바게트 가지피자
재료 바게트 1/2개, 가지 1개, 양파 1/4개, 피자치즈, 토마토소스, 소금, 파슬리가루, 파마산치즈가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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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피자치즈, 토마토소스, 파슬리가루, 파마산치즈가루
모두 계량에 의미 없어서 하지 않았습니다.
입맛에 맞게 넣으세요. ^^
가지는 세로로 길게 반 가른 다음 3등분 하여 납작납작하게 썬 다음,
올리브유를 바른 팬에 넣고 소금을 약간씩 뿌려가며 노릇노릇 굽는다.
양파는 채썰어 올리브유를 약간만 두르고 소금 뿌려가며 재빨리 볶는다.
바게트를 세로로 길게 갈라 올리브유를 살짝 바른 오븐팬위에 올린다.
토마토 소스를 바르고 피자치즈를 한 줌 올린다.
여기 볶은 양파를 올리고 가지를 가지런히 올린다.
피자치즈를 듬뿍 올리고 마지막으로 파슬리가루 솔솔 뿌려
180도로 예열한 오븐에 10-15분 정도 치즈가 녹을 만큼만 구워주면...
가지런한 바게트 가지피자 완성~
노릇노릇 구워진 모양새~
겉이 조금 식었더라도 안쪽은 아주 뜨거우니 조심...
이렇게 파마산 치즈가루를 뿌려서...
달큰하고 몰랑하면서도 쫄깃한 맛이다.^^
가지런히 가지를 올려가며 만드는 동안 나도 모르게 웃음이 났다.
문득 가지런히 정리해야 하는 것은 아이들의 신발이 아니라, 도우 위의 가지토핑이 아니라
내 마음이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마음이 가지런히 정리되면 아이들이 떠드는 소리쯤은 따뜻하게 받아들일 수 있을 것이다.
갑자기 놀러온 꼬마들과 가지피자에 한 수 또 배웠다.
기린씨는 어렸을 때 물컹한 느낌과 향이 싫어서 가지를 좋아하지 않았다.
어린 기린씨뿐만 아니라 어린 아이가 가지를 좋아하는 것은
아주아주아주 드문 일이라 약간 걱정했지만
다행히도 아이들은 '가지'에 집중하지 않고 '피자'에만 집중을 하며 아주 잘 먹어주었다.
가지의 보라색이 건강에 그렇게 좋다던데,
가지 잘 안먹는 아이들에게 이렇게 피자로 만들어 주면 잘 먹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막막하기만 했던 아이들과의 시간이 가지피자 하나로 자신감 붙다니 나도 참 단순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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