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게 힘을, 에스프레소 아몬드 스퀘어


나는 세상에서 가장 한가한 사람이다.
취직을 안 했으니 직장이 없고,  학교는 이미 졸업했으니 수업도 없고,
결혼 한 적 없으니 남편이 없고 (그러니 아이도 없고), 돈이 많지 않으니 쓰러 돌아다닐 일도 없다.
적어놓고 보니 더욱 베짱이스럽게 느껴진다.^^;

그런데 이런 내가 바쁘고 시간이 없어서
공과금 내야 할 날짜를 자꾸만 놓쳐 연체료 붙은 고지서를 책상 위에 쌓아두고 있고
이모할머님 댁에서 가져온 냄비를 아직도 갖다드리지 못하고 있으며
새로 산 책들의 반도 다 읽지 못했다. 아이러니하고 웃기는 일이다.

아침에 입속이 너무 아파서 거울을 봤더니 
무슨 피곤한 일이 있다고 양심 없이 혀 깊숙한 곳에 혓바늘이 두 개나 생겨 있다.
볼에는 누런 근도 박혀 있다. 갑자기 온 몸에 힘이 다 빠진다.
무언가에 또 쫓기듯이 살고 있나보다.
입안 전용 연고를 면봉에 묻혀 바르면서 천천히 가자고 다시 한 번 생각해본다.

스스로 힘을 보내느라 커피를 넣어 비스켓을 만들었다.
오븐을 돌리는 것도  참 오랜만의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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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게 힘을, 에스프레소 아몬드 스퀘어 (은박 도시락 2개 분량)

재료   박력분 140g, 버터 90g, 달걀 1개, 황설탕 100g, 베이킹파우더 4g, 소금 0.5g, 
우유 1큰술, 에스프레소 40ml, 아몬드 60g(15g+45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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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버터, 달걀, 우유 모두 냉장고에서 꺼내어 그대로 사용합니다~
+ 에스프레소 대신 인스턴트 커피를 진하게 타서 사용하셔도 무방합니다.

 

 
밀가루와 소금, 설탕은 함께 체쳐서 준비한다.
액체류는 미리 섞어 둔다. (충분히 식힌 에스프레소+달걀+우유)


아몬드는 굵게 다져서 준비한다. 밀가루, 소금, 설탕을 체에 쳐서 내린 다음
주사위 모양으로 자른 차가운 버터를 넣고 손끝으로 비벼 보슬보슬한 상태로 만든다. -------- (A)





굵게 다진 아몬드 15g과 보슬보슬해진 가루 4큰술을 따로 덜어내어 섞어 토핑을 만든다. ----------- (B)
보슬보슬해진 가루(A) 에 베이킹파우더를 넣고 섞어둔 액체류를 넣어 가르듯이 반죽한다.





날가루가 보이지 않게 되면 굵게 다진 아몬드 45g을 넣어 가볍게 섞는다.
팬에 기름칠을 살짝 한 다음 반죽을 넣고 준비해둔 토핑(B)을 뿌려 180도로 예열한 오븐에서 20-25분간 굽는다.





오븐에서 꺼내어 그대로 1-2분 식히다가 조심스럽게 분리해서
식힘망에 뒤집어 올려놓고 마저 충분히 식힌 다음 정사각형 모양으로 썬다.





향긋한 에스프레소 향과 고소한 아몬드가 잘 어울린다.





커피&아몬드가 강한 향과 맛이지만 사랑스러운 소보로 토핑과 빵처럼 포근한 식감이
부드럽게 느껴지기도 하는 비스켓...

입병이 나서 살짝 맛보는 것 외에는 더 먹을 수가 없었지만
과정과 향기만으로도 내게 힘이 되었다.
이 마음으로 계속 가야 하겠다.

천천히 가는 것과 게으르게 가는 것만 구분하고 사랑하면서 자라자는 것을
매번 잊어 이렇게 상기시켜야 하니 내 머리도 그닥 좋은 것 같지는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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