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취생 식탁 - 아빠의 색깔, 가지무침
가지를 보면 아빠 생각이 난다. 워낙 가지반찬을 좋아하신다.
특히 볶음이나 냉국이며 구이보다 무침을 좋아하셔서
가지무침이 밥상에 오르는 날엔 식사량이 거의 일정하신 아빠도 밥을 더 드신다.
가지는 생김부터가 아빠와 닮은 것 같다.
언뜻 보면 마치 검은 막대기처럼 보이지만 빛에 따라
자주색, 보라색, 진홍색, 군청색, 갈색까지 정말이지 여러가지 색을 품고 있다.
게다가 딱딱해보이지만 부드러운 속살을 지녔다.
아빠께서는 옷은 깨끗이 빨아 다림질 하여 입는 것이 최고의 멋이라 생각하시고
평소 물 말은 밥과 짠지, 물김치 하나면 족하다 하신다.
말을 하는 것보다 듣는 것을 좋아하시고
교통사고 같은 일로 상대가 싸움을 걸어와도 소리를 높이시는 일은 없다.
평생 식품회사에 다니셨지만 어린 딸이 철없이 회사제품이 먹고 싶다고 하면
그냥 낱개로 몇 개 가져오실만도 한데, 돈을 지불하고 상자째 사와서 이웃들과 나누셨다.
어릴때는 이런 아버지를 보며 사람에게도 색이 있다면 아빠의 색은
진중하고 단단한 검은색일 것이라고 생각했다.
그런데 어른이 되어가면서 아빠의 색은 검은색이 아니라 가지의 보라색이라는 것을 알았다.
간결함과 청렴함, 진중함으로 많은 색들을 품어줄 수 있는 부드러운 사람, 그 힘,
알면 알 수록 찬란한 색깔을 찾아볼 수 있어서 그 자체로 감동이 되는 사람이시다.
나는 이런 아버지를 진심으로 존경한다.
날씨가 더워지기 시작하면서 오이,가지의 가격도 내려가나보다.
마트에서 제철을 만난 가지를 싸게 팔길래 주섬주섬 예쁜 열매들로 골라 봉투에 담는데
또 아빠 생각이 난다. 아빠가 보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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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빠의 색깔, 가지무침
재료 가지 2개, 소금과 약간의 참깨
양념장 진간장 2작은술, 국간장 1작은술, 다진파 1큰술, 다진마늘 1/2큰술,
고춧가루 1작은술, 참기름 1작은술, 깨소금 1작은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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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가지는 찜솥에서 꺼내어 식히는 동안에도 계속 물러집니다.
너무 푹 찌지 마세요. ^^
+ 가지의 물기를 짤 때에는 아주 살짝만 짜는게 좋아요.
질척하긴 하지만 가지는 질척하면서 보드라운 것이 매력이잖아요.
잘못했다가는 맛있는 물 다 빠져나가요.
+ 무침요리는 무쳐서 바로 드시는것이 가장 맛있다는 것 아시죠? ^^
가지는 굵은소금으로 문질러 씻어 세로로 반 가르고 다시 칼집을 길게 3개 넣는다.
찜통에 넣고 센불로 빠르게 쪄내어 접시에 펼쳐두고 식힌다.
제시된 분량의 양념재료를 섞어 양념장을 만든다.
식은 가지는 젓가락으로 찔러 구멍을 낸 다음 손으로 찢는다.
가지의 물기를 가볍게 짜고, 준비한 양념장을 넣어 조물조물 무친다.
모자라는 간은 모두 소금으로 하는데, 살작 짭짤할 정도로 하는것이 좋다
그릇에 담고 참깨 뿌려 내면 간단 가지나물 완성..^^
보드랍고 고소한 가지나물- 세상에서 가장 멋진 색이 주는 건강하고 맛있는 선물이다.
엄마는 볶음에 비해 쪄서 찢는 수고가 있노라 말씀을 하시면서도 열이면 열
아빠가 좋아하시는 가지 무침을 만드신다.
나는 이제 그 마음을 조금은 알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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