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스타 친구
호화로운 두부파스타


  
  파스타 하면 떠오르는 사람이 있다. 얼굴도, 이름도, 나이도 모르는 파스타 친구다. 파스타 친구는 프랑스에서 어렵게 음악 공부를 하는 고학생이었는데, 저녁 끼니마다 매일같이 파스타를 삶았다. 파스타를 삶아서 올리브유와 소금만 뿌려 먹거나 스스로 좀 칭찬하고 싶은 날에는 시판 소스를 얹어 먹으며 조촐한 파티를 벌인다고 웃곤 했다.
   프랑스에서 저녁 시간이면 내 시간은 새벽을 달리고 있었다. 배가 고파 요동을 쳤지만, 그가 머나 먼 이국땅에서 혼자 파스타를 삶는 모습을 상상하기란 쉬운 일이 아니었다.
   얼굴 없는 남자가 하얀 파스타가 담긴 대접을 마주하고 앉아 고개를 숙인 채 파스타를 먹는다. 파스타 가닥들이 일어난다. 방 공기는 어느새 둥둥 파스타로 가득 차고, 한가운데 그가 멀뚱멀뚱 앉아 있다. 그는 허공에 떠 있는 파스타 가닥을 손가락으로 하나씩 집어 천천히 우물거린다.

   파스타 친구와의 인연은 오래가지 못했지만, 어느새 파스타는 내게 고독의 대명사로 자리 잡았다. 그래서 외로울 때면 의식처럼 고독한 그의 파스타를 먹는다. 하얗고 미끈한 면발이 배 속에 차오르면 나는 잘살아야겠다고 생각한다.
   한번은 이른 새벽 문득 잠에서 깨서 다시 자보려고 애쓰다가 외로워져 버렸다. 화장실에 갔다가 거울을 보니 내 모습이 내가 아닌 것 같았다. ‘넌 갈수록 대책 없어!’ 나는 냉랭한 주방에 서서 물을 끓이고 파스타를 삶기 시작했다. 그가 하던 대로 올리브유와 소금을 뿌려 대접에 흘려 넣은 파스타를 두고 앉아 몇 번이나 쉬어가며 숨을 쉬지 못할 정도로 계속 먹었다. 그랬더니 이내 배가 찢어질 것처럼 아파오며 와락 눈물이 쏟아졌다. 실컷 울고 나니 기분이 한결 가벼워지는 것 같았다.

  두부파스타를 만들려고 냉장고를 뒤져 재료를 꺼내다가 머나먼 이국땅에서 혼자 파스타를 삶던 파스타 친구를 생각한다. 소금과 올리브유만으로 만든 그의 파스타에 비하면 미안하도록 호화롭다.

 

* 이 글은 기린나무의 책 <스무 살 요리법>에 실린 글입니다.
2009년 5월 14일 올린 게시물을, 2010년 2월에 퇴고한 형태의 글로 수정하였습니다.
비영리적 목적으로 편집 없이 스크랩해주세요. 



호화로운 두부파스타

재료  스파게티 80g(500원 동전 정도의 한 줌), 두부 165g(팩 두부 1/2모), 양파 20g(중간 크기 1/8개),
양송이버
섯 30g(2개), 붉은 고추 1/2개, 쪽파 1/2대, 다진 마늘 1/2큰술, 식용유 1큰술, 청주 1/2작은술,
소금, 굴소스,
올리브유 1작은술
> 스파게티 삶기 : 물 1000ml(5컵), 소금 1큰술

- 파스타 면은 삶아서 물에 헹구지 않고 사용해야 합니다.
- 재료 볶는 과정보다 앞서 파스타 면이 삶아졌다면 달군 팬에 올리브유를 두르고 가볍게 볶아 불지 않도록
준비해둡니다.



1. 냄비에 스파게티 삶을 물을 넣고 끓인다.

2. 두부는 으깨고, 양파와 붉은 고추는 채 썰고, 양송이는 편으로 썰고, 쪽파는 송송 썰어 준비한다.
3. 물이 끓으면 소금을 넣고, 스파게티를 넣어 7분 정도 삶는다.







4. 달군 팬에 식용유를 두르고 다진 마늘을 넣어 향을 내다가, 양파, 고추 ⇒ 두부, 버섯 순서로
소금을 뿌려가며 볶는다.
5. 청주를 넣어 잡맛을 날린 다음, 파스타 면을 넣고 볶는다. 볶다가 뻑뻑할 때에는 파스타 삶은 물을
금씩 넣는 것이 좋다.
6. 굴소스로 간한 다음 불을 끄고, 올리브유를 넣어 버무린다.






7. 쪽파를 뿌려 완성한다.






저작자 표시 비영리 변경 금지